옛날에 다람쥐 세 마리가 길을 가다가 도토리를 하나 주웠어.
첫째 다람쥐는 도토리를 제일 먼저 봤고,
둘째 다람쥐는 그걸 보고 "도토리다!"하고 말을 했어.
그리고 셋째 다람쥐는 그걸 잽싸게 주웠어.
그래서 서로 자기 것이라고 우기기 시작했지.
셋 다 자기 것이라고 우기다가 결국은 다른 동물을 찾아가 물어보기로 했단다.
먼저 눈 밝은 부엉이한테 가서 물어봤지.
"부엉아, 부엉아, 하나는 제일 먼저 봤고, 하나는 먼저 말을 했고, 하나는 먼저 주웠으면 누가 임자냐?"
"뭐니뭐니해도 눈 밝은 게 제일이다. 먼저 본 놈이 임자다."
이번에는 말잘하는 앵무새를 찾아갔지.
"앵무새야, 앵무새야, 하나는 제일 먼저 봤고, 하나는 먼저 말을 했고, 하나는 먼저 주웠으면 누가 임자냐?"
"뭐니뭐니해도 말 잘하는 게 제일이다. 먼저 말한 놈이 임자다."
이번에는 재빠른 토끼를 찾아갔어.
"토끼야, 토끼야, 하나는 제일 먼저 봤고, 하나는 먼저 말을 했고, 하나는 먼저 주웠으면 누가 임자냐?"
"뭐니뭐니해도 재빠른 게 제일이다. 먼저 주운 놈이 임자다."
결국은 다른 동물들에게서도 결론이 나지않자, 같은 다람쥐에게 물어보기로 했어.
그래서 이웃동네 먹보 다람쥐를 찾아갔지.
"먹보다람쥐야, 먹보다람쥐야, 하나는 제일 먼저 봤고, 하나는 먼저 말을 했고, 하나는 먼저 주웠으면 누가 임자냐?"
그랬더니 먹보다람쥐가 뭘 주웠는지 보여달라고 하더니, 냉큼 제 입에 쏙 집어넣고 씹더니 삼켜버리지 뭐야.
먹보다람쥐가 말하길,
"제일 먼저 봐도 소용없고 먼저 말을 해도 소용 없고 먼저 주워도 소용없다. 먼저 먹는 놈이 임자다."
그러더라나?!?!!!
처음 발견한 세 다람쥐가 그렇게 옥신각신 다투지 않고 서로 나누어 먹었다면, 먹보다람쥐에게 도토리를 빼앗기지도 않고, 서로 싸울 일도 없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