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돌아가신 故 박병선 박사님을 국립서울현충원에 모시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한국전쟁 이후 유학 비자를 받은 최초의 여성이기도 한 그는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찾는 일에 평생을 바쳤습니다.
프랑스국립도서관 사서로 일하던 1967년, 직지심경을 찾아내어 1455년판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 앞선 1377년판 금속활자본인 것을 밝혀냈습니다. 그리고 1975년 국립도서관 베르사유궁 별관에서,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 군대가 약탈해 간 외규장각 도서를 발견하였습니다. 이 일로 도서관 비밀누설 혐의로 사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지만, 이후 개인 자격으로 도서관을 드나들며 외규장각 도서의 내용을 정리해 반환의 기틀을 마련하였고, 올해 6월 프랑스 정부로부터 297권의 외규장각 도서를 돌려받게 되었습니다.
평생을 우리 문화재를 연구하고 그 가치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셨던 박병선 박사님은 이제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진정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